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는 팀의 전력을 재정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특히 ‘유망주 트레이드’는 장기적인 전력 강화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눈썰미(스카우팅 능력)"와 육성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유망주는 다른 팀에서 꽃을 피우며 ‘보내지 말았어야 할 선수’가 되고, 반대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채 팀에 부담만 남기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KBO 역사에서 회자되는 유망주 트레이드 실패 사례와,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조명해 보겠습니다.
1. 이대은 ↔ 김상수 (KT - 삼성)
2019년 KT는 ‘전력 보강’을 이유로 당시 유망 투수였던 김상수를 삼성에 보내고 해외파 이대은을 데려왔습니다. 당시 팬들 사이에서 “지금 왜 유망주를 내주냐”는 말이 나왔지만, KT는 즉시 전력감을 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KT 입장에선 반쪽짜리 성공이었습니다. 이대은은 불펜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김상수는 삼성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후 KT 불펜이 붕괴되며 당시 유망주를 남겼다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습니다.
2. 김지찬 ↔ 이승현 (삼성 - 롯데, 드래프트 보호 외 트레이드)
김지찬은 고졸 유망주 시절부터 빠른 발과 수비 센스로 ‘차세대 2번 타자’로 주목받았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삼성 입단 이후 타격 부진으로 인해 2군을 전전하다, 트레이드 카드로 롯데에 넘어갔습니다.
이 트레이드는 삼성이 ‘방출성’으로 유망주를 내보냈고, 김지찬이 롯데에서 타격을 완전히 끌어올리며 팀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하면서 팬들 사이에서 “삼성의 큰 실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당시 삼성은 2루수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컸습니다.
3. 이성곤 ↔ 신용수 (삼성 - 두산)
‘FA 보상 트레이드’의 일환으로 삼성은 파워를 갖춘 외야 유망주 이성곤을 두산에 내주고, 빠른 발의 신용수를 데려왔습니다. 두산은 이성곤을 1군에서 대타·대수비 요원으로 활용, OPS가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성곤은 타 팀 이적 후 홈런 생산력을 보여주며 재평가됐고, 삼성은 “타격형 유망주를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4. 최충연 → NC 이후 방출 (삼성)
고교 시절부터 ‘제2의 오승환’이라 불렸던 유망 불펜 자원 최충연. 삼성은 그를 육성하지 못하고 부상·군 문제 등으로 방출했고, NC가 이 선수를 지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NC에서도 큰 활약은 없었지만, 삼성이 너무 일찍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사례는 “부상 선수 관리 실패 + 육성 환경 미비”의 문제로 요약되며, 스카우팅 이후의 관리와 코칭 중요성을 상징하는 예시로 자주 언급됩니다.
5. 박준태 ↔ 유민상 (키움 - KIA)
2020년 키움은 외야수 박준태를 KIA로 보내고, 1루 백업 요원이던 유민상을 받았습니다. 이 트레이드는 처음엔 ‘백업 자원 교환’ 정도로 평가됐지만, 박준태가 KIA에서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고 10홈런-1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키움은 외야 자원 부재에 시달리며 결국 FA로 외야를 보강하게 되며 재정 손실까지 발생했습니다. 팬들 사이에선 “키움의 육성 중심 정책이 오히려 유망주를 흘려보냈다”는 평가가 따랐습니다.
트레이드는 도박, 육성과 환경이 좌우합니다
KBO에서 유망주 트레이드는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라, 팀의 철학, 시스템, 코칭 환경, 그리고 인내심의 싸움입니다. 동일한 유망주도 어떤 팀에 가느냐에 따라 ‘폭망’ 혹은 ‘성공’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유망주는 ‘재능’보다 ‘성장 환경’이 더 중요합니다.
구단이 믿고 기다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트레이드보다 내부 육성이 오히려 손해를 줄입니다.